최혜진 에디터의 저서 『에디토리얼 씽킹』은 콘텐츠를 만들고 편집하는 모든 이들에게 ‘생각을 정제하고 다듬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책입니다. 책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사례와 현장 경험은 창작을 넘어 일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사고 방식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본문에서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서 창작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겠습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느낀 개인적 소회와 실제 활용 방안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1. 『에디토리얼 씽킹』의 배경
『에디토리얼 씽킹』은 최혜진 에디터가 자신의 오랜 기획·편집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프로젝트와 크리에이티브 과정을 정리해낸 결과물입니다. 그는 여러 출판사와 잡지,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현장에서 활동하며, ‘글을 다듬고 기획하는 일’이 단순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길러준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 책의 목적: 창작자나 편집자가 막연하게 느낄 수 있는 ‘편집’과 ‘기획’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실제 사례 중심으로 노하우를 전수
• 특징: 이론과 현장 실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초보부터 숙련된 편집자까지 폭넓은 독자층이 공감할 수 있음
특히 ‘에디토리얼 씽킹(Editorial Thinking)’, 즉 ‘편집적 사고’라는 개념은 단순히 텍스트를 교정·교열하거나 레이아웃을 배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을 지칭하며, 이를 통해 창작자는 독자나 사용자가 원하는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2. 책의 주요 내용과 핵심 메시지
2-1 아이디어 발굴과 재구성의 중요성
『에디토리얼 씽킹』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수히 많은 정보와 마주하지만, 그 모든 것이 곧바로 창작이나 글쓰기의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이 단계에서 ‘나만의 관점과 프레임’이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 나만의 관점 세우기:
비슷한 주제를 다룬 글이나 프로젝트일지라도, 창작자의 개성이나 경험을 반영하면 전혀 새로운 구성이 가능합니다.
• 관점의 핵심 질문:
‘왜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누가 이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가?’, ‘이야기를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가?’ 등으로 요약됩니다.
아이디어를 충분히 숙성하고, 여러 각도에서 질문을 던지는 습관은 창작자가 놓치기 쉬운 디테일을 살리는 핵심이 됩니다. 그리고 재구성 단계에서 수집된 정보와 아이디어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아 의미를 부여하면, 독자에게 더욱 분명하고 매력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단, 글이든 이미지든 각 정보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으면 신선함이 적고, 너무 멀면 독자와의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할 재료 사이의 거리를 감가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2-2 편집적 사고와 구조화 기법
‘편집적 사고(에디토리얼 씽킹)’란 한마디로 ‘의미 있는 배열’입니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서로 어우러져 독자에게 명확한 스토리라인을 전달하도록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구조화 기법과 함께 설명합니다.
• 정보를 한눈에 구조화하기:
각종 개념과 사례, 데이터를 나열하기 전에 먼저 큰 주제와 하위 주제를 구분하고, 연결고리를 시각화해서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 독자의 독해 순서 고려:
독자는 콘텐츠를 일정한 순서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부터 훑어보거나 관심 있는 소제목을 먼저 찾아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메시지 → 구체적 예시 → 요약’ 과 같은 구조를 통해, 독자가 쉽게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단순히 ‘보기 좋은 편집’이 아닌, 독자와의 소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합니다. 즉, 편집 자체가 콘텐츠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창의적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2-3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의 기술
최혜진 에디터는 한 권의 책이나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다양한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번역가, 마케터 등 여러 전문 분야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 최종 결과물이 독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공감 능력과 경청의 태도:
창작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하기만 해서는 협업이 어려워집니다. 상대의 전문가적 견해를 존중하고, 협업자가 가진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일으키려면, 열린 태도와 경청이 필수입니다.
• 피드백 수용과 반영:
초기 아이디어와 최종 산물은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협업 과정에서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면서도, 창작자로서 작품의 정체성을 지키는 균형 잡기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창작자는 단순히 자신의 글이나 프로젝트만을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배우게 됩니다. 이 점이 바로 에디토리얼 씽킹이 가진 팀 단위의 확장 가능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2-4 지속 가능한 창작과 마음가짐
책이 말하는 ‘편집적 사고’는 장기적으로 창작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지, 나아가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를 시사합니다. 특히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의 측면에서,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스스로 지쳐버리지 않는 작업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 작업 리듬과 페이스 조절:
마감이나 프로젝트 압박이 심한 환경일수록,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루틴이 필요합니다. 책에서는 일정 시간을 비워두거나, 아이디어 리서치를 위해 몸을 움직여 산책하거나, 완전히 다른 장르의 책을 읽으며 사고 전환을 시도하는 방법 등을 제안합니다.
• 내 작업에 대한 신뢰와 애정:
창작 과정이 길어질수록, “이 작업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순간마다 창작자는 초기 동기와 가치를 떠올리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마음가짐을 견지해야 합니다.
창작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번아웃’(Burnout)이나 ‘크리에이티브 블록’(Creative Block)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혜진 에디터는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가는 법”과 “내부 동기에서 비롯되는 동력”을 강조합니다.
3. 『에디토리얼 씽킹』의 인사이트와 추천 이유
3-1 실제 사례와 예시의 풍부함
이 책은 단순 이론서가 아닙니다. 최혜진 에디터가 과거에 참여했던 출판 기획, 잡지 편집, 디지털 콘텐츠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사례가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 이러한 예시는 독자로 하여금 편집·기획 과정이 ‘현실에서는 이렇게 진행되는구나’를 체감하게 하며, 창작자로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힌트를 줍니다.
3-2 대중적이면서도 전문성 있는 서술
출판·편집 분야는 전문 용어와 프로세스가 복잡해,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에디토리얼 씽킹』은 적절한 비유와 스토리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고, 핵심 개념을 친절히 풀어냅니다. 동시에 저자가 쌓아온 경력과 실무 노하우를 토대로 전문성을 놓치지 않아, 경력자에게도 유용한 팁을 제공합니다.
3-3 자존감을 잃지 않는 태도 제시
책을 읽다 보면, 편집자와 창작자의 역할이 얼마나 ‘무대 뒤’에서 많은 것을 결정하는지 알게 됩니다. 반면, 주목받기 쉽지 않은 업무 특성상 때로는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할 때도 있습니다. 이 책은 “결과물로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창작자와 편집자의 손에 달려 있음을 상기시키며, 자존감을 잃지 않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4. 창작자를 위한 마음가짐에 대하여
저자는 창작을 할 때 의미의 다면성을 무시하고 한쪽 면만 강조하는 오류를 범할까봐 망설이는 행동에 대해 소중한 태도라고 칭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말하려는 주제를 다각도에서 섬세하고 종합적으로 살피는 태도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다채로운 관점이 제시하는 가능성을 피곤해하고, 복잡한 관계와 사연을 단순하게 요약해주길 기대하는 시대이기에 자신의 주장을 되돌아보는 태도는 더욱이 소중해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망설이기만 해서는 창작을 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해선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창작은 오류를 없애는 작업이 아니며,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어도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오류를 품고 자신만의 프레임을 치는 일입니다. 나 이외의 견해는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는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에 대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하고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는 작업이 글쓰기이자 편집이고 창작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오류를 지적받을까 두렵다면 자신의 견해가 최대한 내적 완결성과 설득력을 가지도록 엉덩이를 딱 붙이고 일하면 된다고 전합니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이 내용은 모든 창작 관련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망설임은 소중하다는 저자의 문장이 주는 위로는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 중 가장 강렬했습니다. 그 망설임에 허덕이며 자책도 했던 스스로에게 이처럼 어깨를 토닥이는 말이 주는 힘을 여실히 느꼈습니다. 망설임은 당연한 것이고 지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다양성에 굴복하고 싶지 않다면 나의 주관성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선보여야 할 뿐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창작에 대한 고민이 많은 모든 창작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Art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놓쳐선 안될 전시 추천 리스트 (1) | 2025.02.05 |
---|---|
우에다 쇼지 : 빛과 모래로 빚어낸 사진예술의 세계 (0) | 2025.01.27 |
영화 <룩백> 후기, 누군가 바라보고 있을 당신의 등 (1) | 2024.09.23 |
세브란스 : 단절 ⎟ 고요함이 지배하는 서스펜스 ⎟ 애플tv + (0) | 2023.01.31 |
어빙 펜 Irving Penn⎟현실을 조형하는 사진작가 (0) | 2023.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