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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어느 예술가⎟뮤지엄 한미 윌리엄 클라인 <Dear Folks> 전방위적 예술가 윌리엄 클라인 최근 새롭게 단장한 뮤지엄 한미의 해외작가 기획 전시 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0주년 기념으로 한국사진사를 모은 전시에 이어서 윌리엄 클라인의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적잖이 놀랐습니다. 바로 작년에 세상을 떠난 이 독창적인 사진가의 첫 회고전을 국내에서 볼 수 있다니 너무나 반가웠기 때문입니다. 이곳 뮤지엄 한미는 그만큼 사진 예술에 진심인 곳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윌리엄 클라인은 20세기 중반부터 다채로운 활동을 보여준 전방위적 예술가입니다. 그는 사진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음에도 예술에 대한 탁월한 재능으로 인해 사진가로만 국한할 수는 없습니다. 윌리엄 클라인은 현대사진의 도화선으로 작용한 그의 시리즈를 비롯해 회화, 디자인, 영화 등 시각 예술.. 2023. 6. 21.
저작권 침해 판결을 받은 앤디 워홀 창작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가? 지난 5월, 미국 대법원은 앤디 워홀의 1984년 실크스크린 초상화 시리즈의 원본 이미지로 린 골드스미스가 촬영한 팝스타 프린스의 사진을 사용한 것을 7대 2로 저작권 침해라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골드스미스는 워홀의 작품 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의 일부를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워홀 재단과 미술사학자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인 리처드 메이어는 워홀의 작품이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변형했다고 주장합니다. ❗️공정이용이란? 표현을 자유의 이름으로 특정조건에서 저작물의 각색을 허용하는 원칙. 리처드 메이어의 주장에 따르면 워홀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저작권(copyright)이 아닌 복제권(right to copy)에 관심을 가졌고, 이는 워홀에게 창작.. 2023. 6. 19.
AI와 예술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대담 AI 기술에 대해 현업 창작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텍스트로 제작하여 국제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을 거머쥐는 일이 있는가 하면, AI가 화풍이나 디자인을 학습하지 못하도록 '옵트아웃'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엘르 매거진에서 이루어진 현업 창작자들이 생각하는 생성형 AI를 통한 창작에 대한 인터뷰 중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생성형 AI가 당신의 창작을 위협하나요? 지면 광고, TVC에 간간히 챗GPT로 쓴 카피가 보인다. 백화점 광고 문구를 AI 카피라이터가 썼다는 뉴스도 있다. 위협으로 느끼기보다 AI가 카피라이터를 대체하는 걸 '트렌드'로 여길까 봐 걱정했다. 카피라이터는 광고문구만 쓰는 사람이 아니다. 브랜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한 뒤 타깃을 설득한다. 물론 정해진 단어.. 2023. 5. 24.
AI 기술은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가? AI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과 관심이 더해져 수많은 업계에서 설왕설래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AI로 인해 대부분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에 찬반이 나뉘는 형국이지만, 현재와 미래에 발전할 AI 기술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시기입니다. 2014년의 화제작 영화 (2014)에서는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가 인공지능 프로그램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룹니다. 사람처럼 테오도르에게 공감해주는 사만다를 보며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그것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팬들과 소통하는 인공지능 챗봇의 등장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루언서 카린 마저리가 자신의 음성을 기반으로 1분에 1달러를 내고 사용하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보도.. 2023. 5. 22.
공간을 통해 만나는 예술가⎟프랑수아 알라르⎟피크닉 예술가의 공간 역사에 족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집이 궁금했던 적은 없었나요? 코코 샤넬, 이브 생 로랑, 폴 세잔 등 문화 예술 전반에 영향을 끼친 유명인들의 집과 작업실을 촬영해 온 사진가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사진작가 프랑수아 알라르는 패션 매거진을 통해 입지를 다지며 본인만의 예술 세계를 정립합니다. 어느덧 그는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인물들부터 시작해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예술가의 공간으로 향했습니다. 공간에서 발견하는 영감 프랑수아 알라르의 사진은 예술가들의 집과 작업실을 다룹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인사들이지만 정작 그들의 모습은 없고 풍경으로 본 집과 내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혹자는 그의 사진을 보고 그냥 인테리어 사진 아니냐고 지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알라르의 사진은 공간을 기록하.. 2023. 5. 17.
카카오의 통합 글쓰기 플랫폼 '스토리 홈' 하나로 모인 이야기들 카카오에서 운영하던 글쓰기 채널들이 하나로 통합되었습니다.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브런치', 웹사이트 또는 블로그로 사용되는 '티스토리', 카카오톡 프로필과 연동되는 '카카오 스토리'. 저마다의 영역을 구축한 채널들이 '스토리 홈'이라는 플랫폼으로 모였습니다. 브런치에는 따로 '스토리'를 붙여서 '브런치 스토리'라는 이름으로 새단장했습니다. 기존에 운영되던 세 개의 채널들은 유기적인 관계이기 보다는 각자도생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것을 '스토리'라는 키워드로 하나로 묶음으로써 카카오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는 성격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세 채널들은 '스토리 홈'에서 추천 게시물을 모아서 볼 수도 있고, 개별 사이트로 접속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채널 운영자 입장.. 2023. 4. 10.
하이브의 수장 방시혁의 CNN 인터뷰 얼마 전, CNN의 경제 프로그램 ‘Quest Means Business’에 출연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앵커 리처드 퀘스트 Richard Quest와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압박을 가하는 질문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논리정연하게 답변하는 방시혁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인터뷰 내용을 가지고 왔습니다. Richard 정말 놀라운 성공을 이뤘는데, 한편으로는 비난의 목소리가 있다. 아티스트들에 대한 요구가 너무 스트레스를 준다던가, 그들이 감당을 못한다던가, 공장처럼 만들어버렸다는 평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다 들어봤겠지만, 아이들에게 어마어마한 부담감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시혁 이런 얘기들이 완전히 뜬소문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 그렇게 얘기할 요.. 2023. 3. 8.
결코 상관없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영화 <다음 소희> 영화 를 관람했습니다. 배두나 배우가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 평론가들이 적극 추천하여 보게 됐는데요. 우선 최근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먼저 꼭 봐야할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의 완성도, 주제 등을 포함한 내적인 가치와 한국 영화계에서 이 영화가 가지는 외적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인물과 간단한 줄거리 고등학생인 ‘소희’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현장실습에 나가게 됩니다. 담임 선생님은 대기업에 취업하는거라고 했지만 실상 그 회사는 하청에 하청을 맡고 있는 콜센터였습니다. 학교 취업률과 본인의 실적을 위해 버텨야 한다고 담임이 신신당부를 하기도 했고, 어려운 가정환경과 첫 취업이라는 무게감에 소희는 모진 대우를 받아도 회사에 적응해나갑니다. 그렇게 노력해서 사내 최고.. 2023. 2. 27.
배회하는 생명의 힘은 어디로 향하는가⎟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서울시립미술관 들어가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너무나 감동적인 전시였다는 후기가 들려오기에 기대가 됐습니다. 좋은 공간과 기획으로 대부분 만족스러운 전시를 보여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였기에 더욱 기대감을 품었습니다. 미술관에 들어서자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붐벼서 제 생각보다 이 전시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키키 스미스의 첫 아시아 개인전입니다. 80년대부터 이어져 온 키키 스미스의 방대하고도 실험적인 작품 세계와 그에 감응하는 공간이 어우러진 전시였습니다. 지금부터 이번 전시에 대한 소개를 해드릴게요. 자유로운 방랑자, 키키 스미스(Kiki Smith) 키키 스미스는 신체에 대한 해체적인 표현으로 1980-1990년대 미국.. 2023. 2. 22.